‘언어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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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유키노 씨. 아까 한 말은 잊어주세요. 저, 역시 당신이 싫어요.
처음부터 당신은, 뭐랄까… 기분 나쁜 여자였어요.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고, 영문 모를 단가를 지껄이고…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얘기해 주지 않는 주제에 제 이야기만 잔뜩 듣고…
제가 그 학교 학생이라는 거, 알고 계셨지요? 너무 더럽잖아요.
당신이 교사라는걸 알았다면, 전 신발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을 거예요.
어차피 될리 없어, 이루어 질리 없을 거라고 여겨질 테니까!
왜 당신은 그런 말을 하지 않은 건가요? 애가 하는 말 따위는 적당히 맞장구 쳐주면 된다고 생각한 거죠?
내가 무언가에…누군가를 동경해도 닿을리 없다는 걸, 이루어질리 없다는걸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그럼 그렇게 말 하라고! 대놓고 방해된다고! 애들은 학교나 가라고, 나 따윈 싫다고!
당신은!! 당신은 평생 그렇게 중요한 건 절대로 얘기하지 않고, 자신은 상관 없다는 얼굴을 하고 혼자서 살아갈거냐고!

‘언어의 정원’에 나오는 만엽집 단가

신카이 마코토감독의 언어의 정원에 나오는 만엽집 단가

なるかみの すこしとよみて さしくもり あめもふらぬか きみをとどめむ (만요가나)
鳴(な)る神の 少し響(とよ)みて さし曇(くも)り 雨も降らぬか 君を留(とど)めむ (한자)
雷神(かみなり)の音がかすかに響(ひび)いて、空も曇(くも)って雨も降(ふ)ってこないかしらねえ。そうすれば、あなたのお帰りを引き留(とど)めましょうに。(현대 역어)
천둥소리도 희미하게 들리고 하늘도 구름이 끼어서 비가 오지 않을까? 그러면 당신이 돌아가지 않도록 붙잡아 둘 수 있을텐데

답가

なるかみの すこしとよみて ふらずとも わはとどまらむ いもしとどめば (만요가나)
鳴る神の 少し響みて 降らずとも 我は留まらむ 妹し留めば (한자)
雷が少し轟き、雨が降らなくても、私は留まりますよ。あなたが引きとめて下されば。(현대 역어)
천둥소리만 들리고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해도 나는 머무를 겁니다. 당신이 붙잡아 준다면